제목 정하기
‘내가 글 쓰는 이유’라는 제목은 목적성만 강조되는 것 같아 지금 제목으로 바꿨다. 이유뿐만 아니라, 생각과 우려 등을 담는 글을 쓰고 싶었다. 영화 제작의 behind the scene처럼.
생각의 시작점, 사유의 진입점
글쓰기의 시작
왜 글쓰기를 시작했을까? 블로그를 하려는 시도는 여럿 있었지만,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그때는 주로 기술 블로그를 작성하면 좋은 점을 듣고 꽂혀서 기술적 글들을 쓰려고 했었다. 하지만 그때 기술적 글쓰기는 내가 좋아하는 것보다는 내가 되고 싶은 것에 더 가까웠고, 이러한 의도를 가진 시도는 대부분 성공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무엇이 다를까?
글을 쓰기 시작한 시기를 돌아보면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원래도 생각이 많은 편이지만 항상 생각이 차 있는 상태를 유지하지는 않았지만1, 올해는 내 머릿속 해변을 밀물 썰물처럼 생각이 차들어왔다. 그 밀물의 시기에는 해변의 모래가 느낄 답답함처럼 밀려오는 물을 퍼 날라야하는 생각의 분출이 필요했다. 그래서 초반에는 생각 카테고리의 글들이 많다. 그 글들이 쓰는 당시에 떠오른 것들도 있지만, 이전부터 덮어두었던 생각들을 다시 꺼내 적어내려간 것들도 있다.
독서
그리고 같이 맞물렸던 것이 독서다. 책을 통해서 배운다는 것을 더 알아가고 있었고, 쌓이는 고민에 대한 해답들을, 책을 통해서 찾고자 했었다. 그러다 보니 좋은 책들을 읽으면서 좋은 문구들과 생각들을 얻었고, 이것들을 쉽게 까먹지 않도록 간직하고 싶었다. 학습에 관련된 책들2,3에서 쓰기의 중요성을 말했었고(읽기가 입력이라면 쓰기는 출력), 그런 목적으로 글쓰기가 좋겠다 싶었다. 종합하자면 ‘생각의 분출‘과 ‘기록을 통한 책 내용의 내재화‘가 주 요인들이었고 지금까지 좋은 동기로 작용하고 있다.
왜 글쓰기가 학습과 생각에 좋을까?
학습
무언가를 공부할 때 단순히 배껴쓰는 것은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자기화’를 해야 그 지식을 나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2,4 그러기 위해선 읽은 글을 내가 이해한 방식으로 풀어내고 적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책에 대한 포스팅은 내가 이해한 방식으로 바꿔 풀어내려고 하였다.
생각
그리고 생각을 적는 행위를 통해서 내 생각을 구체화할 수 있다. 출처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인간은 확고한 생각을 한다고 착각하지만 실제로 그 생각을 말해보거나 적어보라고 하면 그제서야 구체적으로 디테일들을 생각해내기 시작한다고 했다.5 그래서 생각을 써 내려감으로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에 대한 막연한 인식5을 탄탄한 사고로 바꾸고, 그 과정에서 내 생각과 관련된 근거들을 찾게 되고, 그러면서 내 생각에서 보완할 허점들과 근거들을 얻게 되는 것이다.
한 번 더 생각
그리고 학습이든 생각이든 글을 공개적으로 남긴다고 생각하면 글을 최소 한 번은 더 돌아보게 된다. 아직 읽는 사람은 없지만 언젠가 누군가라도 읽게 된다는 생각에 혹시 잘못 적은 것은 없는지 확인하게 된다. 그래서 학습과 생각의 측면에서 논리의 전개가 타당한지, 내가 적은 의견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거나6,7 내가 편견을 가지고 있진 않은지를 본다.
기록, 측정
또 현재 내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과거와 대조할 수 있어서 좋다. 사람의 생각은 시간이 지나며 바뀌고 과거의 나 자신은 흑역사가 되어 부끄러워하기도 하지만, 그 과거도 내 자신이었고 내 자신에게도 관용적인 태도를 가지면 남들에게도 현재 시점만 보는 비판적 시각이 아니라 과거도 생각하면서 시간 축으로 생각할 수 있는 계기도 제공하지 않을까? (‘개구리 올챙이 적 기억 못한다.’ 처럼)
글을 공개적으로 남기는 이유?
그럼에도 굳이 공개적으로 남겨야 하나 질문할 수 있고 나도 고민했었다. 한 번 더 생각하는 것은 의식적으로 하면 되고, 나머지 특성들은 공개하지 않더라도 챙길 수 있지 않은가 하고.
인플루언서는 왜 죽을 수밖에 없는가?
너진똑 영상8에서 말하는 것은 영향력은 끼치는 사람은 본인이 싫더라도 자기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행동을 조심하더라도 모두가 좋아할 수 없기에 반대 의견은 항상 있고9(찬반양론) 그 반대 의견들을 의식하다 보면 어느 순간 동의하는 의견들을 갈구하게 되고 종국에 좋지 않은 말로를 맞이할 수밖에 없다.
블로그와 SNS의 차이?
반대로 공개의 측면에서 블로그에 글을 쓰나 SNS에 글을 쓰나 별다른 차이가 없지 않나? 개인적으로 SNS의 역기능을 주의하여 잘 안 하려고 하는 편이다. 그리고 SNS는 시간을 의미 없이 소비하는 단점도 블로그 글쓰기에도 동일하게 유의해야 한다.
그럼에도
하지만 두 가지 주된 이유로 기회비용보다 편익이 크다고 결론을 내렸고 글을 쓰기로 했다(실행).9
(1) 생각의 자동 테스트
하나는 위에 말한 것처럼 한 번 더 생각하는 효과이다. 인간의 의지력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10 공개적 글쓰기는 내가 덜 의식하고 재고하는 장치로써 작동한다.
(2) 실수가 만들어내는 가치
또 하나는 오히려 실수를 통해 가치를 내는 것이다. 신경을 쓰면서 글을 적겠지만 그럼에도 사람이기에 실수할 것이다. 하지만 그 실수가 시간이 따라 개선되기를 기대할 것이고, 반대로 그때가 됐을 때 부족했던 모습을 남겨둔 글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글을 읽은 사람들이 실수하는 모습을 통해서 용기를 얻었으면 한다. 인간이기에 실수하는 것은 당연하고, 하지만 그 실수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4
+ 진입장벽
그리고 블로그와 SNS의 차이로 돌아가 말해보자면 접근성이 다르다는 것이다. SNS는 보통 관계로 먼저 이어져서 글로 들어와 주제를 본다면, 블로그는 대체로 주제로 먼저 발견되어 관계로 발전하게 되는 방향이다. 그래서 SNS보다 블로그가 관계보다 정보에 초점을 두어 전달한다고 본다.
정리
기대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