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N과 파워 S가 결혼하면
소개팅 시절
S는 웬만하면 안 만난다고 했었다.
나는 생각이 많고 깊게 뻗어나가는데 상대는 현실적인 범위 내에서의 생각만 한다면,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와 거의 동일하게 생각하는 사람을 만나도 전혀 끌리지 않으며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그러다 만난 지금의 아내는 극S임에도 인생에서 가장 편한 이성과의 대화를 했었던 것 같다.
가장 편하다는 것은 아무리 아주 친한 사람이나 가족이라도 대화가 길어지면 대화 사이 휴식의 텀이 필요했었는데,
오히려 내가 먼저 그리고 더 오래 대화를 하고 싶어했던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내 모습이 신기했던 것 같다.
결혼은 현실
결혼이 다가올 수록 그리고 신혼 때는 연애 때와는 다른 현실적인 공동의 의사결정들이 필요해진다.
거기서 N의 특징과 S의 특징의 차이가 빚어내는 어려움들이 있다.
(다만 일반화하거나 이분법으로 나누어서 생각하지는 않길 바란다.
사람 안에는 복잡한 상호작용들이 있고 이 글에서는 그 중 N과 S라는 영역들만 비추어 이야기하는 것이다.)
미래지향적/걱정만 한가득 N과 현실적/근시안적 S의 의사결정을 위한 대화는 불필요한 걱정들과 굳이의 스매싱 탁구 시합이다.
그러다 한쪽이 힘을 빼지 않으면 공은 테이블을 벗어나 시합 목적은 온데간데 사라지고 상한 감정만 남는다.
그래서 N과 S 만나? 만나지마?
여기까지만 읽으면 ‘그래서 N과 S는 만나지마’로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내가 하고 싶은 말은 N과 S가 잘 맞다, 잘 안 맞는다가 아니다.
그저 N인 사람이 S를 만나면 이럴 수도 있구나 정도로만 생각해주면 좋겠다.
스포트라이트를 N과 S의 시너지로 돌리면 직전과 또 다른 무궁무진한 스토리가 펼쳐진다.
N인 나는 S인 아내 덕분에 끊임없이 뻗어나가는 걱정들을 더 현실적으로/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었고 덕분에 거기서 오는 스트레스가 많이 줄었다.
또 S인 아내는 나를 보며 현실뿐만 아니라 미래지향적으로 성장하며 나아가려는 모습에 긍정적인 자극을 많이 받는다고 했다.
지금의 나는
사실 이 글에서 하고 싶었던 말을 생각하다보니 위 내용이 떠오른 것이고 기록해두고 싶은 말은 따로 또 있다.
지금의 나는 ‘

결혼생활 뿐만 아니라 회사생활을 통해서도 S의 특징들을 닮아갔다.
그래서 파워 S만큼은 아니지만 평소에는 나름 현실적인 범위 내에서 살짝씩 뻗어나가는 생각 정도만 한다. (오른쪽 그림 off의 짧은 가지들)
그리고 필요할 때는 특정 주제로 생각을 뻗어나갈 수 있게 꺼놓았던 N의 특성을 켤 수 있는 느낌이다. (on 범위 내의 뻗어가는 가지들)
물론 그래도 뻗어나가다보면 딴 생각들도 들 때가 있지만 (on의 범위선을 넘어가는 가지들) 그래도 지금은 나름 S + N의 성향으로 느껴진다.
이것이 S보다 좋다, N보다 좋다라기 보다 나 자신에게는 지금의 이런 혼합된 상태의 매력이 적절하게 느껴져 그 상태를 누리고 있다.